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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 [김용철 장로] 호국보훈의 달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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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순옥 작성일04-06-04 00:49 조회1,461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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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국보훈의 달을 생각하며 누구나 비행기를 타고 한번쯤 해외나들이를 하다보면 비행기가 목적지 국제공항에 착륙했을 때 탑승객이 여장을 챙겨 비행기에서 내려오는 동안 기내에서 경음악을 들려주게 되는데 그 음악이 대부분 도착지 국가의 애국가 이거나 그 나라 민요 또는 그 나라를 상징할 수 있는 노래의 경음악으로 탑승객의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는 것이 항공사들의 그 나라에 대한 예의이고 관례이다. 그런데 나는 얼마 전 대한항공편으로 가족과 더불어 베트남을 선교여행차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때 비행기가 사이공(호치민이라는 지명 이름을 나는 매우 싫어한다) 탄손누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관례와는 달리 기내에서 우리나라 가곡중의 하나인 “비목”이 은은하게 흘러나와 나로 하여금 깜짝 놀라게 했고 그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두 눈에서 흘러나오는 뜨거운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비목(碑木)은 나무로 만든 비석으로써 6.25전쟁시 철의 삼각지대(철원, 평강, 김화)에서 용감하게 싸우다 산화한 무명용사들의 시신을 국립묘지에 안장하기 위하여 수습하면서 그 현장에 벌어진 사실적 상황을 소재로 한명희 교수가 작사하고 장일남이 작곡한 우리나라 가곡이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명분으로 그토록 목숨 걸고 싸워 주었는데 (전사자 한국군 5천7백여명, 미군 5만여명) 하는 생각과 자유월남 패망의 마지막 순간에 이 탄손누트 공항에서 벌어진 아비규환의 참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어디 그 뿐이겠는가 베트남 닌호아성에 소재한 “홈바산” 전투에서 베트콩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극적으로 구출작전에 성공하여 내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적탄에 쓰러진 나의 동기생 황영기 중위가 희미한 의식 속에서 네가 와 주었구나」이 한마디를 남기고 숨을 거둔 한맺힌 순간들 캄보디아 국경 “뚱미” 지역 전투에서 월맹 정규군으로부터 일주일동안 포위되어 부하들을 희생시키지 않으려고 기도하며 악전고투하던 중에 환상에 하나님을 보고 하나님께서 지시한 시간과 방향으로 탈출에 성공하여 위기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된 일 등 베트남과 나와의 관계는 지울래야 지울 수 없고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시리고 아픈 추억 때문에 조그마한 감정의 자극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어지기도 했다. 내일 모레도 나는 국립묘지에 가야한다. 현충일이 주일날(6월 6일)이기 때문에 하루전에 모여 참배하기로 했다. 거기에는 일제의 압박속에서 민족의 해방을 도모하다가, 6.25의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쟁에서 앞장서 나가 싸우다가, 월남전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다 이데올로기의 극한 대립에서 휴전선을 지키다, 대 간첩작전을 하다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국 위기에 처할때마다 꽃다운 나이에 이슬처럼 사라져간 나의 동기생들, 그리고 옛 전우들이 내가 누어있어야 할 그 자리에 먼저 차지하고 누워있기 때문이다. 매년 이날이 오면 누가 오라고 하지 않아도 우리는 그 자리에 그렇게 간다. 거기가서 참배하고 기도하고 옛날을 회상하며 무용담을 나누고 유가족이 찾아오면 위로해주고 붙잡고 서로 부둥켜안고 눈이 붓도록 울고 어느새 이것이 나의 삶에 한 부분이 되어 버렸다. 누가 그랬던가?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망각의 은사를 선물로 주셨다고, 그래서인지 국립묘지에 가보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망각의 은사도 크신 은혜중에 하나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전사 후 국립묘지에 안장되고 나서 그 가족들은 묘소를 손 끝에 피가 나도록 긁어대며 기진맥진하여 울어대기를 얼마동안인가 싶더니 세월이 갈수록 체념하는 듯 참배횟수가 줄고 급기야는 그토록 애통해하던 그 부모님과 미망인은 이미 얼굴을 본지 오래이고 어느새 장성해서 나이가 제법들어 보임직한 자식들만이 아무 감정없이 연례행사처럼 간혹 눈에 띄일 뿐이다. 이것이 인생사인가 생각이 되어질 때면 다소 허탈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누가 6월달을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했던가. 망각이라는 세월의 강건너 아득히 멀어져가는 저들 살신성인의 희생정신을 우리들 마음에 어떻게 붙잡아둘 수 있을 것인가. 분노, 원망, 인연, 그들의 빈자리, 이제 훌훌털고 다 잊어도 좋다. 그러나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들이 있다. 저들 애국애족의 충성심, 불의에 앞장서나가 싸울 수 있는 용기와 희생정신, 무신론자들에 항거하여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순교정신, 이들의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일제의 탄압에서 해방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고 6.25의 동족상쟁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극한대립 속에서도 국가번영을 이룩할 수가 있었으며, 이땅에서 자유로운 신앙생활은 물론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복된 민족으로 살아갈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 것인가! 비록 적은 일이지만 6월달은 우리가 옷깃을 여미고 이러한 호국영혼들을 추모하고 그들의 희생정신을 마음속 깊이 새기며 지난날 조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앞장서서 나가 싸우다 희생당한 전몰 유가족들을 찾아 따뜻하게 위로하며 이들을 위해서 6월 한달만이라도 우리 동천교회 전교인들이 뜨거운 기도로 호국영혼들을 추모하는 진정한 호국보훈의 달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이글을 올려본다. 2004. 6. 2. 김 용 철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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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석주님의 댓글

최석주 작성일

  장로님의 글을 읽고나서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순옥님의 댓글

박순옥 작성일

  장로님 바쁘신 중에도 뜻 깊은  글 고맙습니다.
수고에 보답하는 뜻에서 이만종 장로님과 식사라도 간단히 한번 접대해 드려야 하는데....
이만종 장로님과  맞추셔서 시간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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